캐시디와 프리드랜더의 견해의 차이, 국제연합의 보고서 내용, 광의와 협의
개념의 비교를 보다 풍부하게 서술해보았습니다
또한, 사회복지 개념 형성의 역사적 국제적 맥락, 실제 적용 사례를 다루어보았습니다
사회복지는 현대 사회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개념은 단순하고 명확하게 합의된 정의를 갖기보다는, 시대적·문화적 맥락이나 학자들의 이론적 입장에 따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적 다양성 속에서 많은 학자들은 사회복지 개념을 ‘넓은 뜻(광의)’과 ‘좁은 뜻(협의)’으로 크게 구분하여 이해하려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는 사회복지가 어디까지 포괄되어야 하는가, 어떤 영역과 실천을 포함해야 하는가, 나아가 그 목표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가를 두고 생겨난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캐시 디(H. M. Casi dy)와 같은 학자는 사회복지를 광범위하게 정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캐시디는 사회복지를 “인간자원의 보존·보호 및 향상·발전에 일차적이고 직접적으로 관련된 조직화한 활동”이라고 말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사회복지는 경제적 지원이나 취약계층 보호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의 전반적 삶의 질 향상과 잠재 능력 개발을 위해 작동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모두를 포괄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사회부조나 사회보험 같은 전통적 복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아동 및 가정복지, 지역사회 개발, 여성 및 노인 복지, 주거 지원, 보건 의료, 직업 재활, 문화적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각종 서비스 등 다채로운 영역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광의의 사회복지 개념 아래에서는 사회적 약자의 보호는 물론, 사회 구성원 전반의 삶의 발전과 개선을 위한 모든 조직적 노력까지도 사회복지의 범주 안에 들어오게 됩니다.
반면 제한 없이도 랜 더(W. A. Fried lander)는 사회복지를 협의(狹義)로 규정하는 대표적인 학자로 꼽힙니다. 제한 없이도 랜 더 에 따르면, 사회복지는 “개인이나 집단이 그들의 사회적 또는 개인적 만족과 독립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인간관계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기술에 기초한 전문적 사업”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회복지를 전문적 실천 영역으로 보고, 사회복지사나 전문 인력이 활용하는 상담·사례관리·집단 프로그램·사회조직 및 행정 등의 인간관계 기술을 중심으로 한 개입과 지원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즉, 협의의 사회복지 개념에서는 사회복지가 정책적·구조적 측면보다는 개별 서비스나 전문 실천에 주목하며, 개인이나 소집단 단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여기에 1967년 국제연합(UN) 사회복지 전문가 회의 보고서는 사회복지사업의 범위를 청소년 복지사업, 자조(自助) 근로 사업, 부녀복지사업, 가족계획사업 등으로 확대해 언급함으로써, 사회복지가 단지 국가의 공적 부조나 사회보험 제도 이상으로 넓은 필드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국제사회 차원에서 사회복지 개념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는지를 시사하며, 국가 간, 문화권 간 사회복지제도의 발전 양상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잘 나타냅니다.
이렇게 광의와 협의의 개념 차이는 단지 학문적 정의의 차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 정책 수립이나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도 이러한 개념적 차이는 큰 함의를 가집니다. 광의의 관점에서는 사회복지를 사회제도 전반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포괄적 전략으로 삼아, 국민 모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복지를 보장하는 보편적·종합적 정책을 지지하는 반면, 협의의 관점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개인이나 집단을 더욱 직접적으로 지원하고자 합니다. 이 경우 사회복지는 사회복지사, 상담가, 지역사회 실천가 등의 전문 인력이 활용하는 실천 기술에 초점을 두며, 개별 사례나 특정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경향을 띱니다.
또한 사회복지 개념은 시대 변화와 함께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빈곤 퇴치나 기초 생활 보장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정신건강 증진,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다양성 존중, 평생학습 기회 확대, 가족해체 문제 대응, 지역공동체 회복 등 복잡한 문제들이 사회복지의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고령화, 기후 위기 등 신(新)사회 문제는 사회복지가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고 변형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요구합니다. 이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광의와 협의의 개념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으며, 특정 상황에 따라 어느 관점이 더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광의의 개념은 사회복지 실천가, 정책수립자들에게 사회문제를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고 사회구조적 개선을 위한 적극적 개입을 유도하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공동체 형성, 문화 예술을 통한 삶의 질 향상, 포괄적 복지국가 모델 구현 등을 포괄하며, 사회복지를 ‘인간다운 삶의 조건 보장’이라는 대승적 가치로 승화시킵니다. 반면 협의의 개념은 특정 문제나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 보다 정교하고 전문적인 개입을 가능하게 하며, 사회복지 전문직의 정체성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및 실천 기술 발전에 기여합니다.
나아가 국제적 맥락에서도 사회복지 개념의 다양성은 두드러집니다. 복지국가 전통이 강한 북유럽 국가에서는 사회복지 개념이 매우 광범위하게 운영되어 거의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 혜택을 제공하는 체계로 발전하는 반면, 자유주의적 전통이 강한 일부 국가에서는 개인 책임을 강조하고 복지 제공 범위를 제한하는 정책 기조에 따라 사회복지 개념이 협의의 형태로 축소 적용되기도 합니다. 또한 개발도상국이나 전통적 공동체 사회에서는 전통적 상부상조 문화와 결합하여 사회복지 개념이 토착화, 지역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사회복지 개념은 학자별, 기관별, 시대별, 국가별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광의와 협의 두 가지 큰 틀로 나누어 보면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광의의 사회복지 개념은 사회적 자원을 총체적으로 동원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하는 방향으로 정의하지만, 협의의 사회복지 개념은 전문적 실천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문제 해결과 지원 활동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두 관점은 대립한다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제 사회복지 실천과 정책 수립에서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어느 한쪽을 더 강조하거나 두 관점을 균형 있게 결합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사회복지를 광의 혹은 협의로 정의하는 문제는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 목표, 이상, 그리고 현실 여건에 따라 유동적인 것이며, 특정 정의가 절대적으로 옳거나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가 궁극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사회적 불안을 완화하며, 개인과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더 나은 미래를 형성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개념적 틀을 적절히 이해하고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사회문제에보다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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